한국인 10명 중 9명 ”채소·과일 영양 불량”



한국인 10명 중 9명 ”채소·과일 영양 불량”

2011.11.12 10:30

6.7%만이 권장수준 이상 채소와 과일 골고루 섭취해

한국인의 밥상에 신선한 채소, 과일 기근이 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이행신 박사와 숙명여대 성미경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4기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한국인의 채소·과일 섭취량과 파이토뉴트리언트의 섭취 실태 분석’에 따르면 표본집단의 6.7%만이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전통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는 인식과는 달리 현대인의 채소와 과일을 통한 영양 섭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4기 자료를 토대로 설계된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국민의 비타민과 미네랄 보고인 채소와 과일의 섭취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색색의 컬러로 표현되는 다양한 식물영양소 섭취 실태파악을 목적으로 했다.

이는 각종 심혈관 질환과 암 등 만성질환 예방식으로 채소와 과일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 때 채소·과일의 섭취량 뿐만 아니라 컬러 푸드 섭취 기준을 동시에 제안한 최초의 시도였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 우리나라 국민 채소 섭취의 40% 가량은 김치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채소섭취량은 252.2g이며, 과일은 141.3g으로 조사됐다.

이를 각각 김치 등 염장채소와 가당쥬스 등을 제할 경우 채소 151.4g, 과일 141g를 먹는 것으로 나타나 채소섭취의 경우 김치를 통한 섭취 의존도가 무척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남녀 성별로 살펴보면 남녀간 채소·과일 섭취량의 차이가 있어 특히 과일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채소의 섭취량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점차 증대하나 과일의 경우 연령별 섭취량의 편차가 심해 특히 13~19세의 청소년과 20~29세 청년기의 섭취량이 저조한 것으로 조사돼 성장기의 과일 섭취 실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 , 하 및 최하층의 소득별로 살펴보면 채소와 과일 공히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섭취량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소득 상위계층일수록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음주, 흡연 여부에 따른 채소·과일 섭취량을 보면 그 불균형이 더욱 확대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전 연령대에 걸쳐 흡연자의 채소·과일 섭취량은 비흡연자보다 부족했으며 특히 30~49세 남성의 경우 비흡연자는 328.1g의 채소와 151.3g의 과일은 먹는 반면 흡연자는 290g의 채소와 85.2g의 과일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의 경우 특히 과일 섭취량에 있어 흡연 여부에 따른 차이를 보여 50~64세 여성 비흡연자가 하루 204.7g의 과일을 섭취하는 반면 흡연자는 47.7g만을 섭취해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음주자의 경우도 특히 과일 섭취량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남성과 여성 모두 음주자가 비음주자 보다 채소·과일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낮아 연령대별로 그 차이가 많게는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3명은 채소나 과일 권장섭취량 못 미쳐

이번 연구는 채소·과일의 하루 섭취량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채소·과일 1일 권장량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지도 조사됐다.

8631명의 표본집단 중에서 28.4%만이 채소의 1일 권장량을, 23.4%만이 과일 1일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채소와 과일 상관없이 1일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25.4%로 총 2179명이었다.

무엇보다 채소와 과일 1일 권장 섭취량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는 단지 6.7%에 불과해 일반국민 10명 중 1명 이하 꼴로 채소·과일 영양섭취 합격점을 받았다.

연령에 따른 채소·과일 영양균형 또한 연령대별로 차이가 심해 특히 1~29세 등이 전체 평균 이하 집단인 것으로 나타나 채소나 과일에 편중해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비례하게 채소·과일 영양균형 권장섭취 충족률이 증가하는 소득의 경우도 소득간 섭취율의 차이가 매우 커 상위층과 최하위층 간 약 2배 가까이 차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섭취량과 마찬가지로 음주와 흡연은 채소·야채 1일 권장량 충족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파악됐다.

즉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남녀 공히 채소와 과일 1일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졌다.

비흡연자와 흡연자, 비음주자와 음주자의 채소와 과일 권장량 동시 충족집단 비율은 각각 8.4%3.8%, 7.4%4.7%로 평균 2배 내외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인, 마늘·양파 등 하얀색류 많이 먹어

한국인의 채소와 과일의 색깔별 섭취 실태를 살펴보면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과일은 하얀색류인 것으로 조사돼 약 32.9%가 기준 이상 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늘, 양파, 무 등을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먹는다는 것으로 하얀색 채소와 과일에 많이 포함된 알리신이나 케르세틴의 식물영양소를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얀색에 이어 ▲노란색·오렌지색 29.2% ▲보라색 12.6% ▲녹색 8.6% 순으로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빨간 고추 등 빨간색 채소과일은 오히려 가장 적은 7.4%만이 기준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컬러 푸드가 강조되는 요즘 의식적으로 색깔별 고른 채소·과일 섭취가 요구되는 대목으로 이번 연구는 무엇보다 색깔별 채소·과일 섭취의 기준과 섭취 실태간 발생하는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즉 빨간색, 녹색, 보라색, 노란색·오렌지색, 하얀색 각각 92.6%, 91.4%, 87.4%, 70.8%, 67.1% 부족하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이 영양적으로 의미있는 충분한 양의 5색깔 채소·과일을 골고루 챙겨먹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행신 박사는 "채소·과일의 섭취량이 영양섭취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현대인의 식생활에 균형이 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들 식물영양소는 비타민, 미네랄 만큼 중요한 영양소로 건강한 식생활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도 충분한 양의 5가지 색깔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식품과학회와 중국영양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암웨이가 후원하는 ‘2011 한중 국제 파이토뉴트리언트 심포지엄’을 통해 발표됐다.

메디컬투데이
양혜인 기자 (lovely@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