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속 레스베라트롤 덕분에 장수만세
동물실험서 건강개선·수명 연장효과 입증
적포도 또는 레드와인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강력한 항산화 폴리페놀 성분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과식·과음으로 인해 신체에 미쳐지는 부정적인 영향들을 억제하는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임이 시사됐다.
실험용 쥐들에게 레스베라트롤을 투여한 결과 고칼로리 식습관에 수반되는 나쁜 영향을 줄여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수명(壽命)도 연장되었다는 것. 다만 레스베라트롤이 체중감소 성과까지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라파엘 드 카보 박사와 하버드대학 의대의 조셉 바우어·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병리학) 등이 이끈 공동연구팀은 2일자 '네이처'誌(Nature)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으로 치면 중년기에 해당하는 실험용 쥐들(생후 52주 경과)을 대상으로 이번 시험을 진행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한 그룹에 속한 실험용 쥐들에게 전체 칼로리량의 60%를 지방성(脂肪性) 사료로 공급하면서 고칼로리 먹이섭취를 유도했다.
그 결과 실험용 쥐들에게서 비만, 혈당 수치 증가, 인슐린 저항성, 심혈관계 질환 등 사람의 성인병에 해당하는 문제점들이 공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료 자체는 동일했으면서도 레스베라트롤을 동시에 공급받았던 다른 그룹의 실험용 쥐들은 체중이 감소하지는 않았음에도 불구, 혈당 수치가 낮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심장과 간 조직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으며, 운동능력도 훨씬 우수했음이 눈에 띄었다.
연구팀은 "지방성 사료와 함께 레스베라트롤을 공급받았던 실험용 쥐들의 전반적 건강상태는 표준(standard) 사료를 섭취했던 제 3의 그룹과 거의 동등한 수준을 보였고, 평균적인 수명도 연장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레스베라트롤이 사망률을 31% 정도까지 낮춰 표준사료 섭취그룹에 비견할만한 수치를 보였다는 것.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면 실험용 쥐들이 생후 60주에 이른 시점에서부터 그룹간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해 결국 레스베라트롤 섭취그룹의 수명이 평균 3~4개월 늘어났음이 눈에 띄었다는 설명이다. 또 생후 114주 시점에 도달했을 때 고칼로 섭취그룹은 50% 이상이 죽은 반면 레스베라트롤 섭취그룹의 경우 이 수치가 33% 이상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그 같은 성과가 눈에 띄기에 이르게 한 레스베라트롤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알아내지 못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레스베라트롤이 수명에 관여하는 'SIRT1' 유전자의 활성화에 관여했기 때문일 것으로 사료된다고 추정했다.
카보 박사는 "레스베라트롤을 6개월 동안 섭취한 실험용 쥐들의 경우 고칼로리 사료섭취에 따른 부정적 영향들이 대부분 예방됐다"고 밝혔다. 싱클레어 교수도 "아직 상당한 시간과 많은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미래에는 사람들에게서도 2형 당뇨병과 심장병, 암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들을 억제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더욱 확고히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와인이 건강에 좋은 또 다른 이유… '레스베라트롤' 주목
입력시간 :2007.03.08 12:16
[조선일보 제공] 포도에 함유된 성분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에 “레스베라트롤이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쥐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하버드 의대 데이빗 싱클레어(Sinclair) 교수와 미 국립노화연구소(NIA) 라파엘 드 카보(Cabo) 박사팀의 연구였다.
연구팀이 한 그룹의 수컷 쥐에겐 지방질 성분이 60%인 먹이를 주고, 다른 그룹에겐 똑같은 식사에 더해 체중 1㎏당 24㎎의 레스베라트롤 추출물을 준 결과,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한 그룹은 사망률이 31% 낮았다.
노화와 비만에 따른 대표적 질병인 당뇨병 발병 위험도 정상 체중의 쥐와 비슷하게 나왔다. 연구팀은 “맘껏 먹어도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하면 건강수명을 30%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노화억제물질(레스베라트롤)을 이용해 비만 및 노화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한달 뒤 과학잡지 ‘셀(Cell)’에도 레스베라트롤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프랑스 유전학·분자생물학·세포학 연구소 요한 오웨릭스(Auwerx) 박사팀이 체중 1㎏당 400㎎의 레스베라트롤을 투여한 쥐의 지구력을 측정한 결과, 정상 식사를 한 쥐들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래 뛰었다.
연구팀은 레스베라트롤이 근육의 피로도를 절반 가까이 줄여주며, 세포의 에너지원이 되는 미토콘드리아의 활동도 크게 증가시킨다고 결론 내렸다.
레스베라트롤의 수명연장 효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노화에 따라 체내 분비가 줄어드는 ‘써투인’ 효소를 강화시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써투인 효소가 인슐린 등 에너지원을 세포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세포의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이다.
획기적인 동물실험 결과들이 잇따르면서 미국에선 이미 레스베라트롤 보충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버드 의대 싱클레어 교수는 자신이 직접 제약회사를 만들어 레스베라트롤 보충제 및 관련 신약 개발에 나섰다.
그가 만든 ‘써트리스(Sirtris)’ 제약사는 현재 당뇨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체 실험을 진행 중이며, 치매환자들에게도 레스베라트롤 신약을 실험할 예정이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가 곰팡이 감염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성분으로 습하고 서늘한 기후에서 농약을 쓰지 않고 자란 포도에 함유량이 가장 높다. 또 오랜 기간 알코올에 의해 서서히 녹아 나오므로 충분한 발효기간을 거친 와인일수록 함량이 높다.
DB